
지난번 1기 리뷰에 이어서, 오늘은 제 가슴을 더 뜨겁게 만들었던 '하이큐 2기(세컨드 시즌)' 리뷰를 들고 왔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것으로는 2기도 끊김 없이 중학생 때 국어 선생님께서 교실에서 바로 보여주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1기 마지막에 아오바죠사이에게 패배하고 다 같이 눈물을 흘리며 밥을 먹는 장면에서 끝났기 때문에, 반 친구들 모두가 다음 내용은 어떻게 될지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선생님 덕분에 끊김 없이 바로 몰입해서 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2기의 주 된 내용은 카라스노 고교 배구부가 인터하이 예선에서 아오바죠사이 고교에게 쓰라린 패배를 당한 뒤, 낙담하지 않고 다음 대회인 봄철 고교 배구 대회를 목표로 자신들의 한계를 딛고 다시 일어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사실 인터하이가 끝나면 은퇴할 줄 알았던 3학년 선배들도 학업 대신 배구부 활동을 끝내지 않고 끝까지 참여하기로 결심하면서, 카라스노 고교는 다행히 인터하이 때의 멤버 그대로 다음 대회도 함께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끈끈한 유대감이 돋보이는 시작이었죠.
새로운 변화와 도쿄 합숙이라는 거대한 사건의 시작
본격적인 대회를 준비하기 앞서, 초반부에는 공부 못하는 주인공 조의 낙제 위기 같은 재미있는 일상 내용도 나오고, 배구부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새로운 신입 매니저 야치 히토카를 영입하는 풋풋한 이야기가 나오며 흥미진진하게 진행됩니다. 그리고 드디어 카라스노 배구부의 운명을 바꿀 커다란 사건이 시작되죠.
카라스노 부원들은 네코마 고교 배구부의 감독인 네코마타 선생님의 소중한 인맥과 소개 덕분에, 전국의 강호들이 모이는 도쿄에서의 공동 합숙 훈련에 참여하게 됩니다. 후쿠로다니, 신젠, 우부가와 등 도쿄의 여러 학교 팀들이 등장하는데요. 각 학교 팀들의 다양한 플레이 특징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다양한 성격들이 얽히면서 이야기가 배로 재미있어졌습니다. 강한 팀들과의 반복되는 연습 경기를 통해 우리 카라스노 배구부가 과연 어떻게 성장하게 될지 보는 내내 기대감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주인공의 한계와 정면충돌, 그리고 두 천재의 갈등
합숙이 진행되면서 팀원들이 각자의 무기를 갈고닦는 와중에,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주인공인 히나타 쇼요에게 나타났습니다. 인터하이에서 자신의 무기였던 속공이 가로막히는 한계를 절실히 느꼈던 히나타는, 그 벽을 넘기 위해 연습에 더욱 무섭게 몰입하게 됩니다. 하지만 너무 의욕이 앞선 나머지, 주변은 전혀 보지 않은 채 날아오는 공만 따라가다가 팀의 에이스인 아사히 선배가 때리려고 올린 공에 같이 뛰어들어 서로 세게 부딪히는 큰 사고를 일으키고 맙니다. 이 충격적인 사건 이후로 배구부 멤버 전체가 성장에 대한 강력한 동기를 얻기도 하죠.
여기서 히나타는 엄청난 선언을 합니다. 인터하이에서 느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더 이상 카게야마의 토스를 믿고 '눈감고 뛰는 속공'은 하지 않겠다고, 코트를 눈으로 직접 보며 스파이크를 때리겠다고 선언한 것이죠. 하지만 히나타가 눈을 뜨고 스파이크를 때리려고 하자, 날아오는 공의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뇌를 쓰고 신경을 쓰느라 특유의 엄청난 점프력이 뚝 떨어졌고 속공이 아예 성공하지 못하게 됩니다. 무기가 사라진 셈이죠. 이에 따라 완벽한 토스만을 고집하던 카게야마와 심하게 말싸움을 하게 되며 팀 내에 큰 트러블이 생기게 됩니다.
이렇게 둘이 격렬하게 싸웠을 때, 저는 개인적으로 카게야마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괴짜 속공을 눈을 뜨고 코스를 읽어서 자유자재로 쓸 수만 있게 된다면 최강이겠지만, 당장 대회까지 얼마 남지 않은 짧은 기간 동안 괴짜 속공을 완성형으로 고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였거든요. 히나타에게는 차라리 선수로서 치명적인 미스를 줄이는 리시브 연습이나, 공격력을 강화할 거라면 서브 연습을 하는 등 정석대로 연습 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머리와 달리, 마음속 깊은 곳으로는 '만약 저 괴짜 속공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면 도대체 어떤 괴물 같은 기술이 될까?'라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우카이 전 감독과 오이카와의 조언, 그리고 마침내 터져버린 빌드업
결국 히나타와 카게야마는 이 멈춰버린 속공을 해결하기 위해 각각 따로 움직이며 답을 찾기 시작합니다. 히나타는 현 코치님의 도움으로 과거 카라스노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전 우카이 감독님을 찾아가 맨땅에 헤딩하듯 공중전에서의 싸움법을 지도받게 되고, 카게야마는 라이벌이자 현역 최고의 세터인 아오바죠사이의 오이카와를 찾아가 자존심을 버리고 질문을 던집니다. 이때 오이카와는 카게야마에게 "독재자 제왕 시절로 돌아간 것 아니냐, 네가 그 꼬맹이가 원하는 토스에 100% 부합했는가?"라는 뼈 때리는 조언을 건넵니다.
놀랍게도 이것은 히나타를 가르치던 전 우카이 감독의 "스파이커가 치기 쉬운 토스만큼 좋은 토스는 없다"라는 의견과 정확히 일치하는 정답이었습니다. 공중에서 공이 멈추듯 뚝 떨어져 스파이커가 치기 쉽게 만들어주는 토스. 이를 알게 된 현 우카이 코치가 카게야마에게 새로운 방식의 스핀을 이용한 토스를 제안하게 되고, 두 천재의 피나는 밤샘 연습이 다시 시작됩니다.
이 지독하고 눈물겨운 빌드업이 마침내 화려하게 터지게 되는 것은 바로 두 번째 도쿄 합숙의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합숙의 최종 연습 경기이자 최강 팀인 후쿠로다니 고교와의 경기에서, 둘은 몸 상태와 호흡이 최고조로 좋다는 것을 직감하며 '왠지 오늘 될 것 같다'는 기분을 동시에 느끼게 됩니다. 순간 망설이던 카게야마의 토스를 향해 히나타가 번개처럼 먼저 들어가 눈을 뜬 채 스파이크를 내리꽂아 성공시키는 장면에선 정말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짜릿했습니다.
화면이 슬로우 모션으로 바뀌면서 공이 허공에 딱 멈추는 듯한 기가 막힌 연출과 Production I.G의 미친 작화가 만나니까 감동이 폭발하듯 몰려오더라고요. 또한 이 속공의 성공을 시작으로 다른 팀원들이 그동안 합숙에서 피땀 흘려 연습했던 '싱크로 공격', 츠키시마의 영리한 '리드 블록', 아사히 선배의 묵직한 '점프 서브' 등이 연속적으로 성공하며 맞아떨어지기 시작합니다. 흩어져 있던 개개인의 무기들이 하나의 거대한 거석을 움직이듯 톱니바퀴가 완벽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것으로 연출한 장면은 하이큐 2기 통틀어 최고의 명장면이었습니다.
아오바죠사이와의 리벤지 매치, 그리고 결승을 향한 전율
이 지옥 같은 도쿄 합숙 이후 마침내 본여름 대회가 시작되고, 카라스노 배구부는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최종 길목에서 철천지원수이자 트라우마였던 아오바죠사이 고교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1기에서의 패배를 설욕하기 위한 그야말로 처절한 격전이었죠. 오이카와의 영리한 서브와 공격에 밀리면서도, 카라스노는 합숙에서 완성한 톱니바퀴들을 총동원해 맞서 싸웁니다.
그리고 세트 스코어의 마지막 순간, 한 단계 더 진화한 진정한 '괴짜 속공'으로 상대의 허를 찌르며 경기를 짜릿한 승리로 마무리 짓게 됩니다. 패배의 아픔을 딛고 일어나 승리하기까지의 서사와 서술이 정말 너무나도 완벽해서 눈물이 다 날 지경이었습니다. 아오바죠사이를 꺾고 나니, 이제 정말 눈앞의 마지막 결승전만 넘으면 꿈에 그리던 전국대회를 나가겠구나 하는 생각에 온몸이 달아올랐습니다. 전국 최강의 공격수 우시지마가 버티고 있는 시라토리자와 고교와의 결승전은 과연 얼마나 역대급으로 재미있을지 벌써부터 심장이 터질 것처럼 기다려졌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2기 최고의 성장 캐릭터는 누구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