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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큐 극장판 쓰레기장의 결전 리뷰(개막, 점프, 재미있어, 1인칭)

by eldorado1 2026. 6. 1.

 

드디어 올 것이 왔습니다. 하이큐 1기 시절부터 네코마타 감독님도 목을 빼고 기다리고, 병상에 계시던 우카이 전 감독님도 그토록 염원하셨던 전설의 '쓰레기장의 결전'이 마침내 성사되었습니다. 사실 저도 이게 극장판으로 개봉한다는 역사적인 소식을 들었을 때 당장 영화관으로 팝콘 들고 달려가지는 못했고, 시간이 조금 지난 뒤에 집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비록 거대한 스크린은 아니었지만 방구석 1열에서 느끼는 전율은 정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죠.

이번 '극장판 하이큐!! 쓰레기장의 결전'은 시작부터 팬들의 뇌리를 스치는 아련한 추억과 같은 장면으로 스토리를 열어젖힙니다. 바로 1기 길거리에서 히나타 쇼요와 코즈메 켄마가 처음으로 웅크리고 앉아 운명적으로 만나는 그 첫 만남의 장면이었죠. 그걸 보는데 속으로 '아, 그래. 1기 때 둘이 저렇게 풋풋하게 만났었지' 하면서 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 장면이 예전처럼 히나타의 시점이 아니라 켄마의 시점으로 새롭게 보여주었다는 점입니다. 아는 장면인데도 시점이 바뀌니까 묘하게 신선하고 색다른 느낌이 들더라고요.

드디어 다가온 숙명의 무대, 가슴이 웅장해지는 개막

그렇게 아련한 과거 회상이 끝나고, 마침내 주황색 코트가 깔린 전국대회 경기장 앞에서 두 팀이 당당하게 마주 서는 장면이 나옵니다. 늘 연습 경기만 치르며 "다음엔 패배하면 바로 끝인 무대에서 하자"라던 약속이 진짜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 것이죠. 그 화면을 마주하는 순간, '드디어 진짜가 시작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온몸에 소름이 쫙 돋으면서 가슴이 웅장해졌습니다.

심판의 호각 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두 팀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엄청난 공방을 이어갑니다. 초반부터 네트 위를 찢을 듯이 작렬하는 히나타의 무시무시한 괴짜 속공, 그리고 그걸 귀신같이 자리에 서서 걷어 올리는 네코마 고교의 우주 괴물 같은 수비 리시브 능력이 맞부딪히죠. 코트 위에서 서로 땀을 흘리며 친근감을 표시하는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은 마치 전국대회라는 큰 경기 장이 아니라, 예전의 훈훈했던 도쿄 연습 경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훈훈함 속에 숨겨진 피 터지는 공방은, 이곳이 단 한 번 지면 바로 탈락하고 마는 잔인한 전국대회의 진짜 본선 경기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뼈저리게 각인시키는 듯했습니다.

새장을 부수는 새의 날갯짓, 둥 소리가 나는 역대급 점프

확실히 TV 시리즈가 아닌 극장판 퀄리티인 만큼, 화면을 수놓는 화려하고 역동적인 작화와 연출들은 러닝타임 내내 눈을 즐겁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경기장 가득 울려 퍼지는 공의 타격 사운드는 제 가슴을 쿵쿵 울리기에 충분했죠. 이번 영화에서 제 기억에 평생 남을 명장면을 딱 3가지 뽑아보자면, 그 첫 번째 명장면은 단연 켄마의 지독한 덫을 부수는 히나타의 각성 장면입니다.

네코마의 브레인인 켄마는 히나타의 무시무시한 도약을 완벽히 차단하기 위해, 일부러 도약을 위한 충분한 거리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집요하게 코스 리시브를 보내며 히나타를 서서히 숨 막히게 옥죄어 갑니다. 이때 화면에서는 마치 주황색 까마귀(카라스노)를 쇠창살 새장 안에 가두고 옥죄는 듯한 시각적 연출을 보여주는데 소름이 돋더라고요. 하지만 이 절망적인 새장을 부순 건 결국 동료의 신뢰였습니다. 카게야마가 히나타의 타이밍을 벌어주기 위해 하늘 높이 올린 오픈 토스, 그리고 이에 응하듯 히나타가 지난 4기 유스 합숙에서 보았던 호시우미의 점프를 본능적으로 떠올리며 발을 구릅니다.

지금까지의 점프와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문자 그대로 코트 바닥에서 '둥!' 하고 웅장한 소리가 나는 역대급 최고 점프가 터져 나오며 새장을 시원하게 박살 내는 연출이 이어집니다. 이 장면은 정말 가슴이 찌릿찌릿 뛰지 않을 수 없는 최고의 카타르시스였습니다. 드디어 날개가 완전히 돋아난 느낌이었죠.

"재미있어" 무기력한 천재 켄마가 처음으로 내지른 진심

두 번째 명장면은 경기 막판, 5세트라고 느껴질 만큼 지독하고 힘든 서로의 공방 속에서 두 팀 모두 체력이 바닥나 지쳐 쓰러지기 일보 직전의 순간에 터져 나옵니다. 평소에 늘 땀 흘리는 것을 싫어하고, 배구에 특별한 재미를 느끼지 못한 채 그저 게임 하듯이 그냥저냥 친구가 하니까 따라 하던 그 무기력했던 천재 켄마가 마침내 변화한 것입니다.

히나타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공을 살려내며 자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이자, 땀에 흠뻑 젖어 코트에 대자로 누워버린 켄마의 입에서 평생 처음으로 "재미있어"라는 진심 어린 한마디가 툭 튀어나옵니다. 그 소리를 듣고 네트를 넘어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며 아이처럼 기뻐하는 히나타의 투샷 장면은, 화면을 보던 저 또한 가슴속 깊은 곳부터 뭉클해지는 뜨거운 무언가를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끈질긴 인연이 만들어낸 최고의 명대사이자 눈물겨운 우정의 서사였습니다.

찬사를 아낄 수 없는 켄마의 1인칭 롱테이크, 역대급 엔딩

마지막 세 번째 명장면은 사실 스토리적으로는 크게 특별하거나 대단한 대사가 나오는 장면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제작사인 Production I.G에서 그야말로 신들린 감각으로 극적으로 연출해 낸 경기 마지막 순간의 '켄마 1인칭 시점 연출'입니다. 땀 때문에 흘러내리는 앞머리, 거칠게 몰아쉬는 숨소리, 이리저리 정신없이 움직이는 시야까지 완벽하게 켄마의 눈이 되어 코트를 바라보게 만들죠.

이 장면을 기획하고 연출한 연출가와, 숨이 턱 막히는 속도감 속에서도 작붕(작화 붕괴)을 눈을 씻고 봐도 전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미친 듯이 역동적인 작화를 꾹꾹 눌러 그려낸 작화진들에게 진심 어린 찬사를 아낄 수 없었습니다. 배구공에 묻은 땀방울 때문에 마지막 랠리가 다소 허무하고 현실적으로 마무리되는 스토리였는데, 이 1인칭 롱테이크 연출이 그 허무함을 오히려 가장 극적이고 예술적인 마무리로 승화시켜 주었습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까지 멍하니 박수를 치게 만들더라고요.

이번 극장판 '쓰레기장의 결전'은 오랜 시간 하이큐를 사랑해 온 팬들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자,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무언가에 이토록 미쳐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강력한 활력과 동기부여를 준 마스터피스였습니다. 아직 넷플릭스나 티빙 등 ott에서 이 전율을 느껴보지 못하신 분들이 있다면 오늘 밤 당장 정주행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여러분의 가슴을 가장 울렸던 매치의 순간은 언제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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