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나오는 라이트 노벨이나 애니메이션들을 보면 제목이 무슨 한 문장 장문형으로 길게 나오는 게 유행이잖아요? 그런데 이 작품은 처음 제목을 보았을 때, 요즘 트렌드와 달리 딱 세 글자로 콤팩트하게 떨어져서 오히려 어떤 내용일지 강한 궁금증을 일으켰습니다. 바로 '원펀맨' 이야기입니다.
이 궁금증은 1화를 보기 시작할 때부터 아주 시원하게 해소되는데요. 주인공의 무지막지한 강함 때문에 모든 적들이 말 그대로 '원펀치', 즉 한방에 끝난다는 것이 제목의 의미이구나 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화려한 작화 속에서 시원시원하게 적을 해치우는 주인공 사이타마의 모습은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주더라고요.
강해도 너무 강한 주인공이 주는 뜻밖의 웃음 코드
원펀맨의 진짜 매력은 주인공이 적을 날려버린 직후에 나옵니다. 압도적인 연출로 적을 박살 내놓고는, 이번에도 겨우 원펀치만에 적을 해치우고 말았다는 허탈감과 절망감에 사로잡히는 주인공의 표정과 모습이 정말 우스꽝스러워 절로 웃음을 자아내게 만듭니다. 지구를 위협하는 괴수 앞에서 장보고 올 마트 세일 시간을 걱정하는 주인공이라니, 기존의 히어로물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재미였습니다.
특히 매드하우스가 제작을 맡았던 애니메이션 1기는 그야말로 전설적인 작화 퀄리티를 보여주는데요. 연출진과 작화가들의 노동력을 그야말로 영혼까지 갈아 넣은 듯한 화려한 전투씬 덕분에 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가볍게 웃기다가도 액션이 터질 때는 소위 '뽕 차오르는' 연출을 제대로 보여주죠.
먼치킨 장르의 치명적인 단점, 과연 독이 되었을까?
하지만 1화, 2화 계속 보다 보니 문득 이런 점이 작품의 단점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앞서 다른 글에서도 이야기했듯이, 먼치킨 주인공의 가장 큰 단점은 '작품의 결말이 너무 쉽게 예상가도록 만든다'는 점이니까요. 아무리 강하고 무시무시한 적이 나타나서 판을 치더라도, 결국 '어차피 주인공이 나타나서 원펀치 한방으로 해결하겠지'라는 예상이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뻔한 흐름은 자칫 잘못하면 긴장감을 떨어뜨리고 내용에 몰입할 수 없게 만들 위험이 큽니다. 아무리 액션이 화려해도 매번 똑같은 패턴이 반복되면 시청자 입장에서는 금방 질리기 마련이니까요.
매력적인 조연들의 서사와 기가 막힌 타이밍의 미학
그러나 원펀맨은 이 치명적인 단점을 정말 영리하게 극복해 냅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주인공 혼자 다 해 먹는 내용이 아니라, 제노스, 무면라이더 같은 매력적인 조연들의 서사를 탄탄하게 쌓아 올립니다. 주인공이 너무 강하니까 오히려 조연들에게 시련을 주고, 그 과정에서 '이 조연들이 어떤 활약을 펼치고 어떻게 버텨낼까?' 하는 새로운 궁금증을 일으키더군요.
그리고 적재적소에 주인공을 등장시키는 타이밍이 예술입니다. 조연들이 처절하게 싸우며 긴장감이 극도에 달했을 때, 주인공이 어느 순간에 딱 등장하여 어떻게 적을 한방에 해치울지 또 다른 기대감과 궁금증을 만들어내면서 시청자들이 내용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줍니다.
바쁜 일상 속 스트레스를 날려줄 최고의 시간 녹이기용 애니
원펀맨 1기의 또 다른 장점은 한 에피소드마다 이야기가 늘어지지 않고 아주 빠르게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서사가 복잡하거나 고구마 먹은 듯 답답하게 끄는 구석이 전혀 없어서, 직장이나 학교 생활로 바쁜 와중에도 적은 시간을 내어 잠깐잠깐 시청하기에 정말 좋습니다.
생각 없이 멍하니 보기만 해도 화려한 액션과 개그 덕분에 스트레스가 풀리는, 소위 '시간 녹이기용' 애니메이션으로는 이만한 작품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서브컬처 애니메이션에 익숙하지 않은 입문자분들이라도 호불호 없이 유쾌하고 시원하게 정주행할 수 있는 작품으로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사이타마의 원펀치를 보며 어떤 느낌을 받으셨나요? 댓글로 자유롭게 이야기 나눠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