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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되는 걸까 1기 리뷰(세계관, 동경, 명장면, 인생작)

by eldorado1 2026. 6. 8.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되는 걸까 포스터

지난번 '지팡이와 검의 위스토리아' 리뷰를 적으면서, 제가 한때 판타지 서브컬처 판을 제대로 휩쓸었던 대작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의 작가님 신작이라는 이야기를 슬쩍 언급했었죠. 제 글을 읽고 많은 분이 원작에 대해 궁금해하실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예고해 드린 대로, 제 판타지 덕질 연대기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전설적인 정통 판타지 애니메이션,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던만추)' 1기 리뷰를 본격적으로 풀어보려고 합니다.

이 애니메이션에 대한 추억도 결국 제 파릇파릇했던 중학교 시절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전 글들에서도 몇 번 설명해 드렸듯이, 학창 시절 저희만의 비밀스러운 토크 장소는 다름 아닌 복도에 있던 엘리베이터 앞이었습니다. 쉬는 시간 종이 울리기만 하면 약속이라도 한 듯이 엘리베이터 문 앞에 옹기종기 모여 서서 온갖 수다를 떨곤 했죠. 그 시절 그곳에서 친구들에게 소개받았던 수많은 애니메이션 중 하나가 바로 오늘 리뷰할 던만추입니다. 사실 제가 인생에서 가장 처음으로 추천받아 서브컬처 세계에 눈을 뜨게 된 작품은 따로 있는데, 바로 '소드 아트 온라인'입니다. 소아온도 나중에 블로그에 아주 길고 찐하게 리뷰를 꼭 남겨봐야겠네요. 어찌 되었든 소아온을 통해 애니메이션의 무시무시한 매력에 푹 빠져버린 저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친구들에게 "야, 이거 말고 또 재미있는 판타지 애니 없냐?"라며 다른 작품들을 적극적으로 추천받았습니다. 그때 친구들이 입을 모아 강력하게 추천해 준 작품이 바로 이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하계로 내려온 신들과 독창적인 레벨 시스템, 신선했던 세계관

첫 입덕작이었던 소아온을 워낙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밤새워 가며 재미있게 봤던 터라, 학교가 끝나자마자 집으로 쏜살같이 돌아와 엄청난 기대감을 품고 던만추 1화의 재생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리고 마주한 작품의 세계관과 내용은 그야말로 정말 신선함 그 자체였습니다. 천계의 지루함을 견디지 못한 신들이 인간들이 사는 하계로 직접 내려와 자신들의 '파밀리아'를 결성해 공존한다는 독특한 설정, 그리고 모험가들이 던전을 탐험하며 성장하지만 단 1레벨을 올리는 것조차 영혼을 깎아내야 할 정도로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묵직한 RPG 시스템 등등이 제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당시에는 이런 서브컬처 장르를 깊게 접하지 않은 순수한 상태였기 때문에, 게임 같으면서도 정교한 판타지 세계관에 더더욱 깊숙이 신기해하며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작품의 초반부는 멋진 주인공의 무쌍 대신,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남주인공 '벨 크라넬'의 지독하게 약한 쪼렙 모습이 먼저 나오게 됩니다. 던전 초보였던 주인공이 자신의 능력치를 한참 상회하는 거대 괴수 미노타우르스에게 사정없이 쫓기며 죽을 위기에 처하는 장면이 나오죠. 다행히 카리스마 넘치는 최강의 검사 '아이즈 발렌슈타인'에게 극적으로 구해지게 되는데, 이때 미노타우르스의 시뻘건 피를 온몸에 왕창 뒤집어쓴 채 멍하니 마을 거리를 돌아다니는 주인공의 몰골은 참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찌질한 장면을 연출하곤 했습니다.

동경에서 피어난 각성과 성장, 소년이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

그러나 겉보기엔 그저 굴욕적이기만 했던 그 미노타우르스 습격 사건이, 역설적이게도 약해 빠졌던 주인공 벨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꿔놓는 거대한 변화의 계기가 됩니다. 자신을 구해준 눈부신 검사 아이즈를 향해 "나도 저 사람처럼 강해지고 싶다, 저 사람의 곁에 당당히 서고 싶다"라는 강렬한 '동경'의 마음이 싹트게 된 것이죠. 그리고 이 순수한 동경의 감정이 불씨가 되어, 오직 아이즈만을 일편단심으로 바라보며 남들보다 몇 배는 빠르게 초고속 성장을 이루어내는 주인공만의 첫 특수 능력인 '리어리스 프레이즈'가 생기게 된 것입니다.

던만추 1기는 이렇게 자신에게 생긴 사기적인 성장 능력을 바탕으로, 밑바닥 E급 모험가에서 시작해 수많은 무시와 역경을 뚫고 점점 괴물처럼 강해지는 한 소년의 뜨거운 영웅 서사를 완성도 높게 그리고 있습니다. 고구마 같은 약한 시절을 지나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 올라가며 사이다 활약을 펼치는 먼치킨 장르의 기초적인 재미를 제대로 갖추고 있죠. JC.STAFF 제작사 전성기 시절의 깔끔한 작화와 연출이 더해져 서사의 몰입도가 아주 훌륭했습니다.

가슴을 뜨겁게 울리는 던만추 1기 최고의 명장면 TOP 3

이 애니메이션의 수많은 에피소드 중에서 지금 제 머릿속에 가장 먼저 강력하게 스쳐 지나가는 메가 히트 명장면을 꼽으라면 딱 3가지 장면이 생각나는데요. 첫 번째 명장면은 단연 축제 도중 은밀한 음모로 탈출한 거대 몬스터 실버백과 도심 한복판에서 사투를 벌이다가, 주신인 헤스티아가 자신의 영혼을 깎아 만들어 준 신의 무기 '헤스티아 나이프'의 진정한 힘을 개방하며 멋지게 각성하는 장면입니다. 주인공의 진정한 모험가로서의 첫 출발을 알리는 전율 돋는 순간이었죠.

두 번째 명장면은 이 작품을 통틀어 감히 최고의 레전드 전투씬이라 자부하는, 자신에게 지독한 트라우마이자 벽이 되었던 붉은 눈의 '미노타우르스'와 던전 안에서 목숨을 걸고 일대일로 정면 충돌하는 장면입니다. 아이즈 선배와 다른 고랭크 모험가들이 지켜보는 눈앞에서, 오직 자신의 힘과 정신력만으로 한계를 돌파하며 기어코 미노타우르스를 쓰러트리는 연출은 소위 '뽕 차오른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가슴이 터질 듯한 짜릿한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명장면은 1기의 대미를 장식하는 부분으로, 던전 안전계층 내부에서 흑막의 계략으로 갑작스럽게 깨어나 모든 모험가를 학살하던 거대 플로어 보스 '골리앗'을 향해, 아르고노트 영웅 스킬을 한계까지 차징하여 완벽하게 쓰러트리는 대규모 레이드 각성 장면입니다. 동료들과의 팀워크와 연출이 만나 카타르시스가 정말 대단했었죠.

정통 판타지의 진수, 오글거림만 주의하면 인생작

결론적으로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1기는 지금 다시 돌려보기에도 탄탄한 스토리 라인과 화려한 액션 작화가 멋지게 버무려진, 정통 판타지 소년 만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아주 훌륭한 작품입니다. 뇌 빼고 보는 양산형 이세계물에 지쳐 가슴이 뜨거워지는 성장 서사를 느끼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이만한 입문작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 가지 감상 팁을 드리자면, 아무래도 초창기 작품이다 보니 대사나 연출에 있어서 다소 일본 서브컬처 특유의 오글거리는 장면이나 하렘물 같은 눈꼴신 묘사가 은근히 섞여 있으니, 그런 부분들만 마음의 준비를 하시고 조심조심 넘어가며 보시면 정말 호불호 없이 끝까지 재미있게 정주행하실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여러분의 심장을 가장 세게 때렸던 벨 크라넬의 영웅적인 각성의 순간은 언제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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