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번 1기 리뷰에서 말씀드렸듯이, 제가 '나 혼자만 레벨업'을 처음 정주행할 때는 이미 2기까지 세상에 나온 상태였습니다. 1기를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다 보고 났더니, 도저히 다음 내용을 참을 수가 없더라고요. 손에 땀을 쥐게 하던 여운이 가시기 전에 곧바로 2기 정주행 버튼을 눌렀습니다.
1기 마지막에 어머니를 구하기 위한 템인 '생명의 신수'라는 확실한 목표가 주어졌고, 무엇보다 성진우가 그토록 고생한 끝에 마침내 '그림자 군주'로 전직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끝이 났잖아요? 그러니 2기를 시작하는 제 마음이 얼마나 기대감으로 부풀어 올랐겠습니까. 지금까지는 힘 스탯 위주로만 올리며 무식하게 패던 주인공이, 마력을 주로 활용할 것 같은 그림자 군주라는 네크로맨서 계열의 상위 직업을 과연 어떻게 굴릴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과연 현재 랭크로 치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라온 걸까 하는 이런저런 기대감에 부풀어 서둘러 애니메이션을 시청하기 시작했습니다.
팬들을 위한 배려와 프로 정주행러의 아쉬움이 교차한 시작
2기 1화의 문이 열렸을 때, 시작 부분이 지난 1기의 내용을 요약해 주는 연출로 구성되어 있더군요. 냉정하게 생각하면 2기로 이 작품을 처음 접하는 뉴비들이나, 지난 시즌을 보고 시간이 흘러 내용을 살짝 까먹었을지도 모르는 기존 1기 팬들을 위한 제작사 측의 친절한 배려가 돋보이는 대목이었습니다. 머리로는 참 좋은 연출이라고 이해가 갔죠.
하지만 1기를 방금 막 끝내고 도파민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에서 바로 2기를 이어 보던 저 같은 프로 정주행러 입장에서는 솔직히 아쉬움이 조금 남기도 했습니다. 1화의 전반부라는 귀한 분량을 이렇게 요약으로 소비하는 걸 보면서, '아, 감질나게 하지 말고 빨리 뒤 내용을 더 많이 보여주지!' 하는 혼자만의 작은 조바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만큼 제가 이 작품에 눈이 돌아가 있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헤어스타일과 그림자 군주로서의 첫 무쌍
본격적인 2기의 스토리는 성진우가 동생의 학교를 찾아가 보호자 면담을 하는 일상적인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반가운 변화가 생기죠. 예전의 그 답답하고 덥수룩했던 머리를 깔끔하게 자르며 또 한 번의 대대적인 이미지 체인지를 감행합니다. 외모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니까 화면을 보는 맛이 더 살더라고요.
이후 담임 선생님의 간곡한 부탁으로 동생의 친구인 한송이에게 헌터 일이 얼마나 위험하고 어려운지 뼈저리게 경험시켜 주려고 백호 길드의 레이드에 함께 참여하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예상치 못한 사건이 터지며 이야기가 급박하게 흘러가죠. 그리고 드디어 제가 그토록 고대하던 그림자 군주의 능력을 처음으로 제대로 활용하는 전투씬이 터져 나옵니다. 이때 진짜 소위 말하는 '뽕'이 머리끝까지 차올랐습니다.
특히 1기 마지막에 피똥 싸며 얻어냈던 네임드 기사 '이그리트'의 강력함은 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던전의 보스인 아이스베어 장두의 목을 댕강 베어내더니, 마치 주군에게 충성을 다하듯 성진우 앞에 무릎을 꿇고 그 목을 바치는 듯한 연출이 나오는데, 이건 정말 남자의 가슴을 뜨겁게 울리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속으로 '와, 지렸다'라는 말밖에 안 나오더라고요.
헌터스 길드 앞에서의 압도적 폭발, "이게 우리 성진우야!"
이후 2기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성진우는 온갖 험난한 사건들을 겪으며 그림자 군주의 사기적인 능력으로 강력한 몬스터들을 자신의 군대로 흡수해 나갑니다. 멈추지 않는 레벨업을 통해 상상도 못 할 만큼 강해진 주인공은 우연히 국내 최강이라 불리는 헌터스 길드의 레이드에 단순한 '짐꾼' 역할로 참여하게 됩니다. 호랑이가 토끼 굴에 숨어든 격이었죠.
아니나 다를까, 던전 안에서 무시무시한 이변이 발생하며 헌터스 길드원들이 전멸할 위기에 처합니다. 이때 성진우는 더 이상 자신의 압도적인 능력을 숨기지 않고 전면에 나섭니다. 그 쟁쟁한 고랭크 헌터들이 보는 눈앞에서 보스인 '가르갈간'을 자비 없이 쓰러트리는 명장면이 연출되죠. 이 장면을 목격하고 경악과 충격으로 물든 헌터스 길드원들의 멍한 표정들을 카메라가 비추어주는데, 그걸 보는데 제가 다 어깨가 으쓱해지고 뿌듯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마음속으로 '봤냐? 이게 바로 우리 성진우야!' 하고 소리를 지르고 싶을 정도의 완벽한 카타르시스였습니다.
눈물 없인 볼 수 없었던 어머니와의 재회, 극적인 감정의 부활
그렇게 거침없이 진격을 거듭한 끝에 마침내 악마왕을 쓰러뜨리고, 그토록 원했던 '생명의 신수'를 제작하는 데 성공합니다. 성진우가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계시던 어머니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병실을 찾아가 신수를 사용하는 장면은, 정말 주책 맞게 눈물이 왈칵 쏟아질 정도로 감동적인 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시스템이 강제하는 퀘스트와 생존을 위한 살인 등을 경험하면서 성진우는 점점 인간적인 감정이 무뎌지고 냉혈한처럼 변해가고 있었잖아요? 그랬던 주인공이 마침내 깨어난 어머니와 재회하는 순간, 참아왔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카메라는 아주 클로즈업하여 보여줍니다. 제작사가 작화진을 갈아 넣었는지 그 중요한 순간에 작붕(작화 붕괴)이 전혀 없는 신들린 고퀄리티 작화로 인물의 감정선을 표현해 주니 몰입감이 극적으로 요동쳤습니다. 저도 모르게 감정이 동기화되어 주인공과 같이 엉엉 울어버렸네요.
제주도 레이드의 전율과 소름 돋는 엔딩, 다음 사냥감은 누구냐
2기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사건은 그 유명한 '제주도 레이드'였습니다. 한국의 탑 클래스 헌터들조차 손도 못 쓰고 처참하게 쓸려 나가던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마침내 등장한 성진우의 강함을 화면이 찢어질 듯한 화려한 작화로 연출해 줍니다. 화면 속 주변 인물들이 경악하며 내지르는 반응이, 모니터 앞에서 입을 벌리고 보던 저의 반응과 완전히 똑같아서 한층 더 짜릿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성진우가 보여주는 압도적인 강함은 가볍지 않고 묵직하면서도, 가슴 속을 뻥 뚫어주는 시원시원한 상쾌함이 있어서 볼 때마다 온몸에 전율이 돋고 뽕이 차오르게 만듭니다. 그리고 모든 사건이 마무리되고 마지막 레드게이트에서 성진우가 나직하게 내뱉은 "다음 사냥감은 누구냐"라는 레전드 대사는 온몸에 소름을 돋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마지막까지 제대로 풀리지 않은 아버지의 비밀에 대한 떡밥, 그리고 게이트를 열며 의미심장한 대화를 나누고 퇴장한 의문의 몬스터들의 강렬한 포스까지 더해지니, 이건 뭐 다음 시리즈를 안 기다릴 수가 없게 만드는 최고의 엔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고구마 없는 사이다 전개의 정점을 보여준 최고의 시즌이었습니다. 여러분은 2기 최고의 명장면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다음 시리즈가 빨리 나오길 바랍니다.